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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kl
Artist
최영환
Genre
일렉트로니카, 클래식, 인디
Production Company
최영환
Distributor
㈜뮤직앤뉴
Release Date
2026. 7. 10
Songs in the Album

1. Trio

 

2. Rim

 

3. Overture

 

4. Asang

 

5. Erwin

 

6. Gong

About the Album

밴드 음악과 클래식 그리고 전자음악 사이에서
자신을 정의하는 대신 순환을 택한 최영환의 데뷔 EP

 

그의 공연을 보고 집에 돌아와 DM을 보냈다. 앨범이 기대되니 발매할 때 꼭 알려 달라고. 상상마당 3층 라운지에서 열린 키라라의 일단 앨범 내기 커리큘럼 3기 졸업 공연이었다.

 

처음에는 머릿속에 물음표가 떴다. 공연의 시작은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구성의 3중주 연주. 뭐지? 클래식 작곡가인가? 클래식 작곡가가 왜 키라라의 수업을 들었지? 곡이 끝난 후 연주자들이 무대에서 내려갔다. 그리고 랩톱 뒤에 있던 그가 비트를 들려주기 시작했다. 아름답고, 세심하고, 공격적인 사운드가 공간을 채웠다. 혼이 나간 듯 몰입해 공연을 보고 타임테이블을 뒤졌다. 그의 이름은 최영환이었다.

 

발매될 때 알려 달라고 했지만, 고맙게도 그는 발매 전에 음원을 보내왔다. 자신과 음악에 관한 간단한 설명과 함께. 라이너 노트 요청이었다. 메일에서 그는 구구절절 자기 이야기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나는 필요한 말을 거의 듣지 못했다. 그렇구나. 최영환은 자신을 드러내는 데 익숙하지 않은 아티스트구나. 어떻게 할까. 더 들어가 안에 있는 걸 끄집어내 볼까. 아니면 담백하게 음악에 관한 이야기만 적을까. 나는 전자를 택하고 인터뷰를 요청했다. 음악을 들을수록 그러고 싶어졌다.

 

최영환은 밴드 음악을 들으며 음악을 시작했고, 대학에서 클래식 작곡을 배웠다. 지금은 전자음악을 만든다. 처음 좋아했던 음악, 학교에서 배운 것, 그 과정에서 생겨난 만들고 싶은 것 그리고 만들어진 결과물이 모두 다르다. 그런 탓에 그는 자신을 정의 내리기를 오래 미뤘다. 결국 최영환은 데뷔 EP 에서 하나를 고르는 대신 전부를 담기로 했다.

 

EP를 관통하는 것은 유기물에서 무기물로의 이동이다. 목가적이고 따뜻한 어쿠스틱의 질감이 트랙을 지날수록 차갑고 기계적인 소리로 침식되어 간다. 양 끝에서 닻을 내리고 있는 존재는 부모님이다.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는 어머니가 앞쪽의 온기를, 승강기 현장에서 일하는 아버지가 뒤쪽의 금속성을 맡았다. 어머니가 그린 꽃이 가득한 풀밭 한가운데 기계 소품이 놓인 커버는, EP를 한 장으로 접은 그림이다.

 

을 여는 'Trio'는 피아노와 바이올린, 첼로를 위한 실내악이다. 표제음악이지만 감정적으로 읽힐 것 같아 제목은 곡의 형식에서 따왔다. 본래 붙였던 제목은 '직녀성'이었다. 1년에 한 번 은하수를 건너 만나고, 만난 자리에서 다시 헤어지는 별. 어머니의 첫 시집에서 온 이름이다. 만남과 헤어짐의 이야기가 론도 소나타의 구조를 따라 슬픔에서 격정으로, 다시 처음의 슬픔으로 되돌아온다. 만나고, 헤어지고, 같은 자리로 돌아오는 구조는 여섯 트랙 전체에 남아 EP의 골격이 됐다.

 

'Rim'은 어머니에게 바치는 노래다. 성함의 끝 글자 '수풀 림(林)'을 제목으로 삼았다. 이름 그대로 앨범에서 가장 따뜻한 숲이다. 곡을 들으며 어릴 때 슈퍼패미컴으로 즐겨 하던 RPG들이 떠올랐다. 힘겨운 전투를 마치고 쉴 수 있는 숲에 들어가면 이런 음악이 흐르지 않았던가. 평화로운 숲의 공터, 모닥불, 주위를 떠도는 요정들. 그리고 주인공은 잠이 든다.

 

'Overture'는 자유로운 바이올린 연주 10초 남짓을 녹음해 만들었다. 샘플 편집을 마치고 나니 공연 직전 오케스트라가 음을 맞추는 순간을 닮아 서곡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끊임없을 것 같던 불협화음이 질서를 찾고 서서히 비트가 밀려온다. 바이올린 연주가 컷&페이스트를 거쳐 하우스 음악의 신스 루프처럼 반복된다. 그 위로 다시 얹어지는 불균질한 노이즈들. 아까 한 RPG 비유를 이어가 볼까. 잠이 든 주인공은 꿈속에서 변주되며 반복되는 풍경을 지나 깊은 무의식의 세계로 들어간다.

 

무의식은 순수한 자신을 만나는 장소다. 앨범 한가운데 놓인 'Asang(我相)'은 아티스트 자신을 향하는 곡이다. 아상은 세상과 나를 구분 짓는 데서 생겨나는 고통을 뜻하는 불교 용어다. 어느 RPG에는 내면의 방에서 자신의 그림자와 마주치는 전투가 있었다. 칼을 휘두를수록 상처가 나에게 돌아오고, 싸우기를 멈춰야 비로소 전투가 끝난다. 한 대의 기타로 출발한 연주가 반복과 변주를 통해 소음에 잠식되어 형체를 잃고, 마지막에 다시 기타로 돌아온다. 절규에 가까운 전개인데도 표면의 질감은 묘하게 반짝인다. 안에서 무너지는 소리가 밖에서는 아름답게 들리는 역설. 이 아름다운 무경계의 시간은 버퍼링과 함께 다음 곡으로 이어진다.

 

'Erwin'은 공간을 가득 채우는 슈게이즈 사운드로 시작한다. 그가 음악을 시작한 계기가 밴드 음악이라는 걸 기억하고 있는가? 'Erwin'은 다소 EP의 줄기에서 벗어나 있는 것처럼 들리기도 하지만 자신이 사랑하는 존재를 감추지 않고 남겨둔, 원초적이고 정직한 순간이다. 반복과 노이즈는 을 구성하는 주요한 요소라는 점에서 최영환 사운드의 원형으로 들리기도 한다. 주인공이 자신과의 전투를 마치고 무의식의 가장 깊은 곳에서 만난 어린 시절 추억.

 

'Gong'은 아버지의 트랙이다. 승강기가 눌리고 닫히는 소리, 산업 현장의 소음이 샘플로 쓰인 인더스트리얼 뮤직이다. 앨범에서 가장 기계적인 뉘앙스의 'Gong'은 뜻밖에도 가장 댄스 뮤직에 가깝게 전개된다. 모험을 마친 RPG의 엔딩이 마을 축제인 것처럼, 무기물의 가장 깊은 지점에서 최영환은 끝을 축제처럼 닫는다.

 

은 폴란드어로 순환을 뜻한다. 지금 부모님이 살고 있는 나라의 말이자, 이 음반의 생김새다. 자연에서 기계로 내려온 소리는 자연으로 돌아간다. 직녀성이 해마다 같은 자리로 돌아오듯, 엔딩 크레딧이 끝나면 다시 시작 화면이 떠오르듯, 승강기 문이 닫히는 소리 뒤에는 다시 첫 곡의 현이 기다린다. 음반의 발매 소식을 알려 달라 DM을 보냈던 나는 음반을 글로 알리는 사람이 됐다. 이것 또한 순환일까. 최영환은 이제 막 첫 바퀴를 돌기 시작했다.

 

글/ 하박국(영기획YOUNG,GIFTED&WACK Records 대표)

 


[Credit]

 

Produced by 최영환 choiyounghwan

 

1. Trio
Composed by 최영환 choiyounghwan
Arranged by 최영환 choiyounghwan
Violin by 서주연 Seo Ju Yeon
Cello by 박혜원 Park Hye One
Piano by 이현지 Lee Hyun Ji
Recorded by 최영환 choiyounghwan
Mixed by 최영환 choiyounghwan

 

2. Rim
Composed by 최영환 choiyounghwan
Arranged by 최영환 choiyounghwan
Violin by 서주연 Seo Ju Yeon
Mixed by 최영환 choiyounghwan

 

3. Overture
Composed by 최영환 choiyounghwan
Arranged by 최영환 choiyounghwan
Violin by 서주연 Seo Ju Yeon
Mixed by 최영환 choiyounghwan

 

4. Asang
Composed by 최영환 choiyounghwan
Arranged by 최영환 choiyounghwan
Nylon Guitar by 최영환 choiyounghwan
Electric Guitar by 최영환 choiyounghwan
Voice by 최영환 choiyounghwan, 이광재 Lee Kwang Jae
Mixed by 최영환 choiyounghwan

 

5. Erwin
Composed by 최영환 choiyounghwan
Arranged by 최영환 choiyounghwan
Bass by 최영환 choiyounghwan
Electric Guitar by 최영환 choiyounghwan
Mixed by 최영환 choiyounghwan

 

6. Gong
Composed by 최영환 choiyounghwan
Arranged by 최영환 choiyounghwan
Mixed by 최영환 choiyounghwan

 


All Tracks Mastered by 강승희 Kang Seung hee @Sonic korea 
Artwork by New Midoh, 김미림 Kim Mi Rim
Objet by 곽유경 Kwak Yu Kyoung
Distributed by Music&New

 


Special Thanks to KIRARA, 김수민, 윤상욱, 장준영, 정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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